작성일 : 14-12-05 06:56
가을단풍, 낙옆, 그리고 크라이막스
 글쓴이 : 최고관리자
조회 : 13,570  
목양칼럼   2014. 12. 07.
 
  필자사는 동네에 단풍이 예쁘게 들었습니다. 특별히 동네입구가 불이 난듯이 붉게 물든 잎새귀들이 들어오는 이들을 반깁니다. 얼마전 한주정도 차가운 날씨가 계속되더니 텍사스에서는 보기 드물게 붉게 혹은 노랗게 단풍이 든 나무들이 등장했습니다.  단풍은 갑자기 추위가 찾아오면 미처 준비를 하지 못한 푸른 잎들이 얼어죽은(?) 것이라고 하던데 북쪽지역에는 워낙 추위가 강해서 가을까지 생생하던 잎들이 하루아침에 얼어죽어 그렇게 영롱한 빛깔을 내는 단풍나무며 숲을 이루는 것이지요. 지금은 다시 기온이 올라가서 꽁꽁 싸매고 다니던 옷이 가벼워졌지만 일단 한번 영하의 추위가 되면 나무잎은 꼼짝못하고 얼어서 그렇게 멋진 단풍이 되고 마는 것입니다. 그렇게 붉은잎이 되버린 잎새들은 며칠간 나무에 매달려 있다가 결국 바람이 강하게 불면 가지에서 떨어져나와 땅에 떨어져 낙옆이 됨으로써 자신의 생을 마감하는 것입니다.
 
  동네입구에 들어오다가 갑자기 앞이 환해진 것에 깜짝 놀라 눈을 들어보니 몇몇 나무들의 단풍이 마치 고국의 어느 국립공원에서나 볼 수 있을 만큼 온통 붉은빛으로 뒤덮여있는게 아닙니까… 달리던 차를 길가에 세우고 한참을 넋을 놓고 쳐다 보았습니다. 지금사는 동네에 팔년째 살면서 올해처럼 단풍이 예쁘게 든 것을 처음 보았기 때문입니다. “아니.. 이곳 어스틴에도 이렇게 예쁜 단풍색깔이 나올 수 있나?”  하면서 가슴에 가을 바람이 스쳐지나가는 기분이 드는게 아닙니까. 일년내내 파란 잎새귀만 보면서 다녔던 터에 갑자기 변한 동네풍경이 얼마나 기분을 좋게 하던지요… 뒷자리에 함께 타고 있던 아내와 세딸도 예쁘다고 야단입니다. 아이들은 사진을 찍고 저희 친구들에게 전송하느라 바쁩니다. 필자 학창시절에도 가을이 오면 어찌나 많은 단풍과 낙옆들이 거리에 굴러다녔는지 모릅니다. 일부러 그런 날이면 고독한 트랜치코트의 깃을 세운채 낙옆을 밟고 다니는 것이 가을의 낭만으로 통하기도 했습니다. 한번은 쉐난도단풍이 볼만하다하여 가족들과 구경을 간 적이 있습니다. 산이라야 고국의 속리산만큼도 되지 않는 낮은 산이지만 정말 단풍의 양은 장관이더군요. 구경을 마치고 돌아오는 동안 고속도로 양편에 있는 나무의 고운색 단풍도 단풍이지 만 수만개의 나무에서 쏱아져 내리는 낙옆이 바람에 날리는 모습이 하늘을 가득 채우며 쏱아지는 함박눈처럼 도로에 떨어지는데 그렇게 두시간이 넘게 달려도 끝이 나지 않더군요.  그야말로 낙옆비가 내린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입니다.
 
  이렇게 보는 이의 마음에 심미안을 만들어주는 가을단풍과 낙옆은 실제 자신의 생명이 끝나는 나무잎의 최후입니다. 차가운 기운이 찾아드는 가을에 마음을 따뜻하고 푸근하게 하여 보는 이들을 시인의 마음으로 만드는 가을단풍과 가을낙옆은 주님이 만드신 작은 식물하나도 그 최후가 얼마나 감동적이고 아름다울 수 있는지 잘 보여주는 상징일 것입니다. 화려한 빛깔로 어느날 갑자기 바뀌어버린 푸른 잎의 변신은 마치 오케스트라의 연주곡 중에서 최후의 크라이막스를 듣는 것 같은 긴장과 감동을 동시에 선사해줍니다. 가을바람에 날려 제멋대로 날려가 땅에 떨어지고 굴러가는 모습이 우리에게 원인모를 감동을 주는 것은 그것이 우리처럼 생명을 가진 존재로 열심히 제역할을 하다가 멋진 마지막을 화려하게 장식하는 것이기에 우리에게 존재론적 감동을 주는 것이지요. 사도바울이 외쳤지요. “ 나의 달려갈 길을 다하고 믿음을 지켰으니 이제 내게 의의 면류관이 예비된 것을 확신한다..” 고 말입니다. 성도의 삶도 나무잎처럼 색깔이 있다면 열심히 일하는 때는 푸른색이겠지요. 그리고  가장 아름답고 멋진 믿음의 열매를 맺는 크라이막스 같은 순간은  아마도 가을의 단풍처럼 그분 앞에서 가장 화려한 색일테구요... 주님 앞에 절정이 있는 삶이 얼마나 복된 일인지 생각만 해도 이 가을이 즐겁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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