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일 : 13-09-04 03:39
이사가는 딸
 글쓴이 : 최고관리자
조회 : 13,561  

  2013년 9월 2일 목회단상
 
  맏딸이 대학에 입학하여 집을 떠나게 되었습니다. 그렇다고 먼 타주의 학교로 가는 것은 아닙니다. 다행히도 집에서 가까운 이곳 어스틴에 텍사스주립대학(University of Texas)에 들어가서 학교를 다니게 되었습니다. 신입생이 되어 얼마나 신나는지 당장 등하교시간을 절약하여 학업에 전념해야 한다면서 학교앞 친구들 아파트에 들어갔습니다. 친구 세명이서 얼마씩 방세를 나누어낸다면서 필자와 아내를 설득하여 결국 아이가 우리에게서 자유를 얻어냈습니다. 세 아이중에 처음으로 한녀석이 집을 떠나 다른 곳에서 살게 된 것입니다. 아내는 얼마나 서운해하는지 처음 며칠동안은 밤만되면 아이가 밖에서 잘자는지 별일은 없는지 안절부절입니다. 딸자식이라서 비록 학교생활이긴 하지만 사회생활의 시작이나 다름없어서 물가에 내놓은 자식을 보는 심정입니다. 만일 비행기를 타지않으면 갈 수 없는 먼 타주의 대학에 들어갔더라면 얼마나 걱정이 되었을까싶어 그래도 한도시에 남아있게 되어 다행이라며 아내는 가슴을 쓸어내립니다. 우리의 허락이 떨어지자마자 기다렸다는 듯이 제방에서 짐을 쌉니다. 그리고 짐을 싣고 집을 떠나고 남은 방이 갑자기 휑하니 빈방같습니다. 아이가 초등학교 때부터 쓰던 방에 갑자기 그날부터 주인이 없어진 것같습니다. 대부분의 짐을 둔채 꼭 필요한 옷가지 몇개와 공부에 쓸 물건들을 가지고 나간 것뿐인데 한주가 지나니 벌써 방에 들어서면 썰렁합니다. 집가까운 덕에 아이가 자주 집에 오는데도 마치 먼데서 찾아온 자식처럼 유난스레 반갑고 갑자기 어른이 된 것같습니다.
 
  수업이 시작되면 정말 바빠서 자주 못오니까 우리더러 이해하라고 위로하고 가는 모양새까지 이제 필자와 아내의 품을 완전히 벗어난 자식이 되었습니다. 아이가 밤늦게 집에 안들어오면 잠못자고 기다리고 또 문앞에서 아이를  야단치던 아내에게는 큰짐 하나 벗은 셈이 되었지만 그래도 품안의 자식일때가 더 좋았는지 아내는 빈둥지의 기분이 물씬 나는 모양입니다. 그러다 시집이라도 가면 어쩌려고 저렇게 마음을 못잡나하고 생각하다가도 엄마에게 딸은 아빠에게 딸과는 다른 애틋함이 있을것 같아 짐짓 모르는척 해주었습니다. 필자도 대학에 입학하면서 부모님곁을 떠났었지요. 대학기숙사에 들어가던날 그곳까지 부모님이 따라오셨었는데 지금와서 생각하니 그분들의 심정이 지금 저와 같았던 것같습니다.  품안의 자식이 품밖으로 나간 것이 못내 아쉽고 서운하셨던 것이지요. 이제는 필자가 그 나이가 되고보니 그때 좀더 따뜻하게  두분 마음을 챙겨드릴 걸 하는 생각이 들어 마음이 쓸쓸합니다.
 
  필자와 아내의 마음에는 빈둥지가 생겼지만 딸아이의 마음에는 자유가 생겼습니다. 이제는 마음껏 제 인생을 선택해 갈 수 있는 나이가 된 것입니다. 아직은 대학초년생이지만 머지않아 사회초년생이 될테고 시집가고 아이엄마되는 날도 찾아오겠지요. 그러고보면 이제는 아이가 품안의 자식으로 돌아올 길은 영영 없지싶습니다. 자식을 잘 키워 좋은 학교에 보내는 것이 부모의 영광인데도 마음은 그런걸 생각할 여유가 없고 도리어 아이걱정만 앞서니 필자나 아내도 어쩔수 없이 구닥다리 부모인 모양입니다. 이제는 얼굴보며 부모일 보는 때는 지난 것같고 기도하면서 자식을 잘 지켜달라고 주님께 기도하면서 부모노릇 하는 수밖에 없습니다. 아직 남은 두딸이 품안에 있으니 많이 위로가 됩니다. 이번에 큰아이 이사가는 일로 이렇게 얼굴보며 부모노릇하는 것이 얼마나 귀한 일인지 새롭게 깨닫게 되어 어찌나 감사하던지요. 두 아이도 수년이 지나면 차례로 우리의 품을 떠날 날이 찾아올 것이겠지만 말입니다. 그래서 요즘엔 새벽예배 나가기전 잠들어 있는 아이들 얼굴을 한번씩 더 들여다 보는 습관이 다 생겼지 뭡니까 허허…

 
   
 


 

               
  교회비전
교회연혁
교회기관
섬기는 사람들
예배시간
찾아오시는 길
설교
찬양대
특별집회
교회행사
선교행사
어린이부
중고등부
대학청년부
한글학교
경로대학
찬양대
찬양팀
합창단
주일학교찬양대
선교회
선교지
구제부
거리전도대
중보기도팀
교회소식
주보
새가족
구역
제자반
세례반
행사포토
목양칼럼 게시판
교인포토

Address:   10601 Pecan Park Blvd, Austin TX 78750
Tel: 512-339-3538, 512-739-7103   e-mail: akfpc2017@gmail.com

Copyright ⓒ www.akfpc.org Austin Korean First Presbyterian Church All rights reserved.

| 주일1부 예배 오전9:00
주일2부 예배 오전11:00
주일3부 찬양예배 오후1:30
| 주일영어예배 오후12:30
주일학교예배 오전11: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