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교회가
운영하는 한글학교에는 동포자녀 어린이들이 많이 와서 공부하고 있는데 이번에 과학수업의 일
환으로 아주까리씨를 봄철에 분양해 주었습니다.
아이들이
세알씩 씨를 봉지에 담아서 집에 가져간 후 화분
에 심고 매일 물을 주면서 새싹이 어떻게 자라는지,모양을 어떤지 그림을 그리거나 사진을 찍으면서 성장
과정을 관찰해보는 연습을 하는 것입니다.
관찰일지를
학기가 끝날때 숙제로 내는 것입니다. 대부분
집에서
개나 고양이를 애완동물로 키우는 경우가 많아서 동물관찰은 상당히 익숙하지만 식물이 자라는 것을 관찰
하려면 조금은 인내심을 발휘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시간의
흐름에 따라 대상이 어떻게 변화되는지를 관찰
하는 것은 모든 공부과 학습의 기본입니다.
아이들의
눈에 들어오는 생명체의 성장과정과 쇠퇴는 자연과 생
명에 대한 이해를 풍부하게 해주고 비교를 통해 변화를 예측하는 능력도 얻게 됩니다.
지난해에는
백일홍씨
앗으로 관찰을 해보았는데 올해는 파자마로 불리는 아주까지씨로 도전을 하는 것입니다.
나누어줄
때는 모
두에게 같은 씨앗을 주었지만 아이들의 관심이 얼마나 다양한지 숙제를 완성해서 가져오는 아이들의 관찰
일지는 같은 내용이 거의 없이 사뭇
다양합니다.
씨를
잃어버린 아이부터,
심기는
했는데 물주는 것을 잊어
서 씨가 말라버린 아이, 물을
너무 많이 줘서 씨가 썩어버린 아이, 잘
키운 아이 등등 각자의 관심에 따라
결과는 많이 다릅니다. 나중에
식물학자가 될 만큼 관찰도 기록도 잘 정리된 아이도 있고 이 분야에 대해서
는 거의 관심이 없는 아이도 있습니다.
대부분
자신이 좋아하는 일에 관심과 열정을 쏟아붓는 아이들의 특
성때문입니다. 이렇게
어릴때 접하게 되는 관찰일지 체험이 식물분야의 재능이 있는 아이들에게 그 재능을
깨워주는 계기가 된다면 더할 나위없이 기쁜 일일 것입니다.
또
그런 학자의 길이 아니라 나중에 집이나 텃
밭에서 야채를 심으면서 마음의 힐링과 건강을 지키는 생활로 자리 잡는 기회가 된다면 더욱 보람된 일일
것입니다.
아이들은
하얀 도화지 같은 존재라고 부릅니다. 그
안에 어떤 그림을 그릴지 알 수 없고 항상 열려 있기 때
문입니다. 그런데
그 안에 멋진 식물그림들이 채워지게 된다면 그리고 그 시작이 작은 식물관찰수업에서 시
작되었다면 하나님께서 한 인생을 만들어 가시는데 통로로
쓰신 것이 되는 것입니다.
그래서
아무리 작은
수업이라도 아이들이 배우고 연습하는 시간은 모두 소중합니다. 누군가는
졸려서 자는 시간이 될 수도 있지
만 누군가에는 일생의 진로와 만나는 모멘텀이 될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일전에
다큐프로그램에서 독도탐
사를 하는 과학자들의 이야기를 보았는데 그 섬에 서식하는 수백종의 식물들의 이름을 정확하게 그림으로
그리고 사진과 샘플을
모아서 보고서에 자세히 수록해서 소개하는 것입니다. 어떤
이들에게는 그저 멋진 섬
의 풍경만 보이는데 그 분들에게는 그 안에 살고 있는 생태계의 개체들의 모습이 보이는 것이니 그런 이들
의 수고로 인해서
우리의 문명이 더욱 풍성하고 알차게 채워지는 것이지요. 그런데
이런 과학자들은 타고
나기를 식물관찰에 대단한 흥미과 관심을 가졌던 이들답게 어릴때 동네 숲이나 산에서 온갖 종류의 식물들
의 잎을 관찰하고
그린 일기를 몇권 씩이나 만들어 보관하고 있더군요. 새싹도
예쁘고 아이들도 예쁩니다.
그리고
장차 그 안에 있는 재능들이 어떻게 펼쳐지게 될지 더욱 궁금해집니다. 그래서
오늘도 교회 뜰에 들
어서는 아이들을 주님의 마음으로 안아주며 축복합니다. 주님께서
아이들을 사랑하셨던 이유를 조금 알게
된 것 같아 기쁩니다. 호산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