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국의
단풍이 이곳 북미주의 단풍과 다른 점은 빨강색이 유난히 강하다는 점입니다. 미동부와
카나다의
단풍이 이때쯤이면 웅장하고 화려하지만 고국의 단풍에 비하면 그 선명함과 화사함에서 고국의 단풍을 따
라가지 못합니다.
특별히
단풍나무로 불리는 고국의 빨강단풍은 세계어디에서도 볼 수 없는 선명한 붉은색
을 가지고 있어서 직접 다가가서 보면 거의 불붙은 것처럼 색이 맑고
영롱하여 감탄을 자아냅니다.
다른나
라에는
없는 단풍놀이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가을이 되면 단풍구경하러 산으로 나들이가는 것이 가을철 중
요한 연례행사처럼 되어 있습니다.
이곳
텍사스에도 단풍나무 사촌쯤 되는 나무가 있지만 가을에 단풍이
드는 그 붉은 빛의 강도에는 고국의 단풍에 미치지 못합니다.
한국의
산은 외국인들의 눈에는 마치 공룡의
등처럼 삐쭉삐쭉하고 골짜기들이 겹겹이 겹쳐있는 것이 스위스같은 산악국가과도 다르고 카나다의 록키산
맥처럼
병풍을 깍아세워놓은 것과도 다르며 네팔의 히말라야처럼 아득한 천길 봉우리 같지 않으면서도 세
계어디에서도 볼 수 없는 마치 산맥전체가 거대한
짐승의 등처럼 겹겹히 연결된 모양을 가지고 있어서 처
음 보는 이들에게는 거의 경이로운 장면이라고 합니다.
그런데
그렇게 독특한 산에 새빨간 단풍으로 채워
지면 그야말로 카툰영화에나 나올 법한 신비로운 장관으로 비치는 것입니다.
다른나라는
산에 가려면 몇시
간씩 차를 타고 가야 나타나고 평지나 사막지형에는 며칠씩 가야 산이 나타날 정도로 산이 마을에서 대부
분 멀리 위치해 있는데
고국에는 멀리 갈 것도 없이 조금만 길을 나서면 금새 동네근처에 산들은 금새 나타
나기에 누구나 가을단풍의 정취에 푹 젖게 합니다.
그런
단풍철이 수확철과 겹치므로 곡간에 쌓아놓은 풍성한 곡식과 함께 한해 농사를 마친 이들이 마음까지
풍요해지니 단풍놀이에 나서 모처럼 친지들과
야외에서 즐거운 나들이시간을 갖게 되는 것입니다. 고국에
있을때는 늘 곁에 있어서 그다지 대단히 여기지 못했는데 해외에 나와서 보니 고국의 단풍처럼 아름다운
산에 화려한 가을장면을 가진 나라가 없다는
것을 새삼 알게 되어 고국의 가을단풍이 그리워지는 것입니
다. 원래
단풍은 연교차가 엄청나게 널뛰기를 하는 곳에서 나타나는데 한국의 연교차는 세계최고를 자랑하
며 그렇게 뜨거운 여름에 푸르디 푸른 잎도 가을에
뚝떨어지는 기온에 견디지 못하고 새빨갛게 죽어 그렇
게 영롱한 색깔을 만들어내는 것입니다.
잎이
죽어가며 자신의 마지막을 불꽃이 타오르듯 가장 화려하고
멋지게 대미를 장식하는 것입니다.
베토벤의
운명교향곡과 가장 잘 어울리는 가을단풍입니다. 그렇게
자신
의 마지막을 가장 화려하고 웅장하게 연주하며 사람들의 눈을 사로잡는 고국의 빨강단풍이 올해도 고국의
산을 포근하게 채울 것을 생각하니
마음이 따뜻해집니다.
풍성한
가을을 더욱 아름답게 색칠하는 빨강단풍
처럼 주님이 주신 복된 인생을 복스러운 믿음과 뜨거운 헌신으로 채워 세상의 빛과 소금되기를 원하시는
주님의 마음에 풍성한 기쁨이 되기를 사모해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