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전 집앞에 상수도관 교체공사가 한창 진행되고 있었는데 땅을 파던 인부가 도시가스 관을 잘못 건드

려 갑자기 가스가 밖으로 솟아나는 일이 발생했습니다. 정작 하려던 수도관 공사는 해보지도 못한채 응급

상황이 되어 소방차며 가스공사 수리차량들이 집앞으로 일시에 몰려드는 것입니다. 갑자기 인부들을 집집

마다 문을 두드리며 밖으로 나오지 말라고 당부를 하고 입에 마스크를 쓰며 뛰어다니는 것입니다. 혹시 가

스흡입으로 호흡곤란이나 건강문제가 발생할 수 있으니 주의하라는 소방대원들의 당부까지 이어지면서 수

리가 될 때까지 밖으로 나가지도 못한채 집안에 갇혀 있어야 하는 응급상황이 된 것입니다. 다행히 수리는

오래 걸리지 않았고 몇시간 만에 다 복구되어 정상이 되었으며 소방차도 돌아가고 수리차량도 인부들도 다

돌아갔습니다. 그리고 집안에 있는 워터히터도 정상으로 가동되어 뜨거운 물도 잘 나오고 찬 물도 잘 나오

며 다 해결이 되었습니다. 잠깐 이지만 우리가 얼마나 많은 이들의 도움 속에서 생활하고 있는지 새삼 느끼

게 되었습니다. 집이 지어지고 사람이 편안하게 생활하며 지내려면 전기도 필요하고 물도 필요하고 가스도

필요하고 쓰레기도 가져가 주어야 하며 그외에 다양한 공급이 있어야 합니다. 날마다 집에서 자고 생활하

면서도 이렇게 가끔씩 고장이 나거나 공급이 끊어져서 수리나 복구를 해야하는 상황이 되어서야 이런 공급

이 얼마나 중요하고 하나라도 빠지면 않된다는 것을 한번씩 깨닫습니다. 다시말해 이런 일이 없으면 거의

잊고 지낸다는 뜻입니다. 그래서 잊고 살 때가 좋은 것입니다. 정말 필요한 것들은 대부분 잊고 지낼 때가

많습니다. 건강도 마찬가지입니다. 몸이 아프거나 다치면 평소에 건강하게 지내고 있는 것에 고마움을 그

제서야 깨닫게 됩니다. 그러므로 건강에 대한 생각을 잊고 살 때가 사실 가장 건강할 때입니다.

몇해전에 이곳 어스틴일대에 겨울폭풍으로 도시전체에 전기공급이 며칠 중단된 적이 있습니다. 하루만에

복구된 집도 있었지만 한주간 넘게 전기없이 생활해야 했던 집들도 있습니다. 전기가 없는 불편은 생각보

다 컷는데 냉장고의 음식이 녹아서 쓸 수 없게 되고 인터넷이 안되어 업무를 제대로 볼 수 없고 전화기 충

전도 할 수 없어 통화하기도 힘들 정도였으며 가장 심각한 것은 너무 추운 날씨에 난방이 안되어 집에서 자

거나 머물 수 없다는 것이었습니다. 게다가 수도국 조차도 전기가 공급되지 않아 수도물 공급까지 안되니

그야말로 재해수준의 불편이 닥치는 것이었습니다. 사실 겨울폭풍이나 여름태풍은 잠깐 지나기 때문에 직

접 타격이 입는 경우는 많지 않습니다. 하지만 그로인해 전기 수도 인터넷 등 인프라시설 등이 손상을 입어

공급이 끊어지는 것이 더 큰 문제입니다. 전기와 물이나 인터넷없이 며칠씩 보내는 것은 생각보다 아주 불

편하고 힘든 일입니다. 그래서 공급이 되는 집으로 임시로 옮기거나 호텔에 머물면서 복구될 때까지 기다

리는 이재민 생활을 겪기도 합니다. 그래서 고장나면 정상일때를 감사하게 되고 즉시 달려와 고쳐주면 복

구해 줘서 감사하게 됩니다. 잃어봐야 지금 가진 것의 소중함을 알게 되고 가끔 나는 고장에서도 배우게 됩

니다.  항상 기뻐하고 쉬지 말고 기도하고 범사에 감사하라는 말씀을 새겨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