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전
우박폭우가 쏱아졌습니다.
지붕에
큰 돌덩이들이 쏱아지는 것 같았고 금새 집이 무너질 듯 했습니다. 다행히
금새 멈추었지만 그렇게 한시간만 계속되었으면 아마 집이 다 망가졌을
것입니다.
그친후
나가보았더니 바닥에는 골
프공만한 우박들이 하얗게 눈이 쌓인 것처럼 내렸고 자동차는 여기 저기 움푹 들어간 자국들이 생겼지만 다행히 차유
리가
깨지지는 않았습니다.
창문
한 곳이 깨져서 심하게 금이 간 것과 지붕 외에는 큰 파손은 없었습니다. 큰 나무들
이 많은 동네인 탓에 바닥에 우박에 맞아 부러지고 떨어진
나무가지들과 잎사귀들이 수북히 싸였고 이웃들 중에는 자
동차가 파손된 집도 많았습니다. 두어집
건너 한집씩 자동차 유리가 부서져 내려서 비닐과 테이프로 망가진 차창을
일시 막아놓은 차들이 즐비했습니다. 요즘은
지붕수리하는 이들이 거의 날마다 전단지를 입구에 꼽아놓고 갑니다. 우
박피해를 입은 지붕을 고쳐주겠다는 이들이 자신들 회사를 이용해 달라며
다니면서 판촉을 하는 것입니다.
최근에
부
쩍 자연재해가 찾아오는 빈도가 많아졌다는 생각이 듭니다. 대륙의
기후인 탓에 무엇이 오든 비나 우박이나 더위나
추위 모두 만만치 않습니다. 사람이 다치는 정도는 아니지만 집이나 차정도는 제법 수리를 할 정도로 세게(?) 오는 것
같습니다.
기후변화
탓인지 그동안의 기준보다 늘 과하게 온다는 느낌입니다. 사실은 우리가 사는 이곳 어스틴만 그
런 것 같지 않고 지구 전체적으로 그런
것 같습니다.
마치
지구가 성이 난 것 같다는 느낌이 듭니다. 팔십억이 넘는 인
구가 뿜어대는 각종 오염이 생태계를 힘들게하고 있는 것은
어제오늘 일이 아닙니다. 기후전문가들은 지구온도가
일정수준을 넘기면 걷잡을 수 없는 위험한 기후상태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고 염려하고 있습니다. 지금은
크다해도 야
구공만한 우박이지만 혹 나중에 수박만한 우박이 오면 그때는 어떻게 하나 싶습니다.
우박이
쏱아지던 밤에 집이 떠내려갈 것처럼 방망이로 지붕과 창을 두들겨대는 것 같이 얻어맞고 있는 순간에 집 안
에 서서 아무것도 할 수 없이 그대로 지켜보기만 했습니다. 그때 밖에
나가면 머리나 몸에 우박덩어리를 맞아 부상을
당할 수 있어서 우박덩이가 여기저기 쏱아지고 튀어 오르는 소리를 듣기만 하였습니다. 그때는
아무것도 할 수 있는
일이 없었는데 마치 전쟁 중에 폭격을 당하고 사는 이들이 이런 심정이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밤에
찾아온
우박이라서 소리가 더 컷는지 모릅니다. 사방이 온통 어두운데다 전기까지 일시 정지되어 잠시 정전상태가 되었는데
집안이 캄캄하니 마치 폭격당하는 기분이 드는 것입니다. 밖에 둔 화분들 중에는 깨지거나 금이 간 것도 있었으니 수
년 만에 찾아온
우박 중에 가장 셌던 것 같습니다. 그리고 우박크기가 지역에 따라 다양해서 야구공만한 우박이 내린
곳이
있나하면 골프공크기가 있고 공기돌크기와 싸리눈크기가 내린 곳도 있는데 이것은 우박이 지나가는 중심부는
언제나 가장 큰 크기가 내리고 주변으로
갈 수록 크기가 작아지는데 크기가 작은 우박이 내린 곳은 거의 피해가 없습
니다. 집 주변을 치우면서 그나마 크게 다친 이없어 얼마나 다행스러운지 모릅니다. 온세계가
함께 고생하는 기후변
화의 고통에 잠시 동참(?) 했다고 생각하니 위안이 됩니다. 지금도
재해로 고생하는 이들이 잘 회복되고 치유되기를
기도해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