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일 : 13-08-23 06:02
개구리 바라보기
 글쓴이 : 최고관리자
조회 : 13,450  

2013. 8. 19  목회단상
 
  개구리가 어떻게 잔디밭과 정원만 있는 필자집 앞뜰에 살게 되었는지 잘 모릅니다. 집앞에 실개천이 있는데 비가 많이 올때만 물이 흐릅니다. 심할때는 담까지 물이 차오르르기도 합니다. 하지만 평소에는 거의 물이 흐르지않는 와디입니다. 개구리가 살게 되었다면 바로 그 와디를 통해 집뜰에 들어왔을 것입니다. 그런데 이렇게 뜨거운 텍사스 더위에 왜  그녀석은 다른 데로 가지않고 위험스럽게 사람들이 사는 동네에 터를 잡고 사는 것일까요. 오랜 생존경험으로 세상에서 가장 안전한 존재가 인간이란 지혜를 얻어서 일까요.. 사실 동네사람들은 물론이고 필자네 딸들조차 개미새끼 한마리 제대로 죽이지 못합니다. 바퀴벌레를 보면 비명부터 지르기 쉽상이고 뱀이라도 보게되면 숨도 고르지 못할 정도니 살생은 근본적으로 불가능합니다. 이런 인간의 연약함을 알기나 한 것처럼 필자집 개구리는 버젓이 뜰을 휘젖고 다닙니다. 특별히 필자가 호스로 잔디에 물을 주기라도 하면 어디에서 나타났는지 눈앞에 폴짝거리고 뛰어 다닙니다. 마치 물을 좀 흠뻑 뿌려달라는 듯이 말입니다. 그러면 필자는 마치 약속이나 한것처럼 그녀석 바짝마른 등허리에 물을 한참 뿌려줍니다. 물론 곁에 나무며 꽃들에게 물주면서 함께 뿌려주는 것입니다. 녀석의 생각에는 필자가 자신을 해칠 수 있는 능력이 있다는 것을 믿고 싶지 않은 듯합니다. 어쩌면 자동스프링쿨러쯤으로 생각하고 있는지 모르겠습니다. 그러니까 저렇게 버젓이 겁도없이 당연한듯 사람 앞에 다나니는게 아니겠습니까…
 
  필자 어릴때 개구리는 식용이었습니다. 시골서 아이들은 개구리잡는 작살을 만들어 눈구렁이나 냇가숲에서 개구리를 열댓마리씩 잡아 불에 구워먹곤했습니다. 잔가지들을 모야 불을 붙인후 구운 개구리뒷다리는 닭고기맛같기도 하고 소고기맛같기도 한 특이한 맛으로 먹거리없던 시절 사람들의 구미를 당겨주었지요. 지금이야 넘치도록 다양한 먹거리들이 즐비하지만 그때에는 그렇게라도 먹어야 했던 것을요… 그때들인 맛때문인지 나중엔 시장이나 포장마차에서 개구리뒷다리를 튀김으로 팔게 되었습니다. 그런 경험때문에 필자는 지금도 개구리를 보면 잡아서 튀겨먹는 장면이 먼저 떠오릅니다. 그런데 지금 뜰에서 만나는 개구리는 생긴것도 같고 뛰는 것도 같은데 먹는 개구리가 아니라 보는 개구리가 되었습니다. 그저 여러 정원의 꽃나무들 사이에 잠시 자리잡고 사는 또하나의 정원맴버입니다. 개구리는 어쩌면 모기며 파리며 곤충들을 먹이로 하고 있어서 하나라도 사람에게 해로운 것들을 줄여주는 공헌을 합니다. 조금 폴짝거리며 뛰는 게 좀 눈에 띄는 것 빼고는 필자식구들에게 아무 해를 주지 않기에 그저 감상합니다. 장미도 감상하고 선인장도 감상하듯이 그렇게 개구리도 도마뱀도 감상하게 되더란 말입니다. 물줄때 스스로 필자의 눈앞에 나타나주기까지 하니 굳이 찾을 필요도 없습니다. 마치 강아지 밥을 주면 강아지가 개집에서 나와서 꼬리를 흔들듯이 개구리도 그렇게 꼬리(?)를 흔들며 나타나 반갑다고 하니 관리하는데 힘도 전혀 들지 않습니다. 먹이는 스스로 해결하니 가끔씩 물이나 뿌려주면 됩니다. 그것도 그녀석을 위해 특별히 할 필요도 없고 잔디에 물줄 때 제스스로 나타나면 그저 등짝에 등물(?)한번 부어주면 되는 것입니다.
 
  요즘 필자는 그냥 바라봐주는 연습을 합니다.  눈앞에 이루어지는 모든 현상에 필자의 생각이나 손길을 개입하지 않고 그대로 지켜만 보는 것이지요. 이걸 관조라고도 하고 관상이라고도 합니다. 자연이나 사람들의 일을 볼때 그렇게 보니 도리어 편안합니다. 보면서 아무일도 안하면 방관이나 방조라고 생각했습니다.  왜 진작 이렇게 부담없이 보는자로서 함께 참여하는 법을 깨닫지 못했는지 모르겠습니다. 주님도 그렇게 오래 우리를 지켜보셨기에 구원을 위해 스스로 십자가를 지실수 있으셨던 것이지요. 바라만 보고 있는 것도 믿음이고 사랑인 것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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