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장마가 계속 이어지고 있습니다. 아침저녁으로 비가 계속 내립니다. 나무와 풀들이 쑤욱 쑤욱 자라는게 눈에 보입

니다. 지난 겨울 한파가 몰려왔던 때에는 거의 일주일간 얼음에 꽁꽁 갇혀서 얼어죽었을 것 같았던 나무들이 모두 살

아났습니다. 갈색의 나무들이 어느덪 푸른 옷으로 갈아입고 이제는 그 초록이 더욱 진해져갑니다. 잔디밭도 이제는

완전히 푸른밭으로 변했습니다. 머지않아 깍아주어야 할 정도로 상당히 자랐습니다. 얼어죽은 나무밑에서 조차 새싹

이 다시 머리를 내밀었습니다. 벌써 오월의 장미가 활짝 그 꽃잎을 열었습니다. 아무리 혹독한 추위도 매서운 바람도

이렇게 대지가 다시 생동하는 힘을 어찌하지 못하는 것입니다. 코로나바이러스가 맹위를 떨치지만 동시에 인간의 백

신공급도 더욱 속도를 내고 있습니다. 하나님께서 만드신 생명은 그렇게 언제나 스스로 역경을 이겨나갑니다. 잠시

움츠러들기도 하지만 다시 앞을 향해 나아갑니다. 그래서 본래 지음받은 아름다움을 드러냅니다. 창세기에 하나님께

서 모든 것을 지으시고 보시기에 좋았다고 했습니다. 그래서인지 봄에 피어나는 식물들은 보기만 해도 아름답고 좋

습니다. 그래서 사람들이 조금이라도 그 생명의 좋음을 느껴보려고 화초를 심어 집안에까지 들여다 놓는 것입니다.

화초를 집에서 가꾸려면 손이 많이 갑니다. 우선 물을 잘 주어야 하고 가끔 영양분도 주어야 합니다. 햇빛이 잘들게

해주어야 하고 벌레도 가끔 잡아주어야 합니다. 사람이 살면서 병나고 아픈 것처럼 화초들도 똑같이 겪습니다. 그래

서 정성이 담겨야 보기 좋은 꽃과 화초를 얻을 수 있습니다. 가꾸는 이에게 요구되는 것중 하나는 기다리는 마음입니

다. 급하거나 분주하면 화초를 제대로 돌볼 수 없습니다. 집에 화초대신 채소를 기르는 이들도 많습니다. 화초는 보

기위해 기르고 채소는 먹기 위해 기릅니다. 하지만 기르는 수고는 같습니다. 기다리는 마음도 동일합니다. 그래서 활

짝 핀 화초를 보거나 따서 먹을 때가 된 채소를 보는 것은 기르는 이의 마음에 소확행 즉 소소하지만 확실한 행복을

줍니다.

요즘 우울증으로 고생하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그런데 화초나 채소를 기르면 많이 도움이 됩니다. 무언가를 기른다

는 것은 기대심과 기다림을 동반합니다. 그래서 자신의 내면에 있는 상처나 분노에서 자신의 외면에 있는 생명으로

관심을 끌어내기 때문에 훨씬 평온을 찾게 해준다고 합니다. 실제로 매일 돌볼 식물이나 동물이 있는 이들은 상대적

으로 생각과 마음이 건강하다고 합니다. 말못하는 짐승이나 식물이지만 나의 손길이 아니면 생존할 수 없다고 생각

하면 우울할 여유가 없습니다. 사실 세상은 하루도 평안한 날이 없습니다. 불의가 난무하기도 하고 위험이 도사리고

 있기도 합니다. 염려할 일이 한두가지가 아닙니다. 해결할 일은 항상 산적해 있는데 아직도 갈길은 묘연하기만 합니

다. 이렇게 불확실한 세상에서 확실한 것을 찾는게 더 힘듭니다. 오직 하나님 한 분만 확실할 뿐입니다. 그래서 그분

이 창조하신 것들을 사랑하고 가꾸는 마음은 우리를 염려와 불안으로부터 잠시 벗어나 하나님의 은혜를 생각하게 하

는 여유를 줍니다. 사랑도 연습이 필요하다고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