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일 : 19-10-02 06:15
도토리 연주소리
 글쓴이 : 최고관리자
조회 : 369  

가을은 추수의 계절이라지만 필자집 앞에 있는 도토리나무에서는 하루가 멀게 도토리열매들이 비처럼 떨어집니다. 낮이고 밤이고 연신 떨어지는 작고 단단한 도토리열매로 지붕이며 처마 거터 그리고 자동차 본네트 위로 탕탕 두들겨 맞는 소리가 무슨 연주소리처럼 들립니다. 매일 치워도 다음날이면 마당에 수북히 쌓이는 것이 그 갯수가 엄청납니다. 수년전에 이렇게 많이 떨어지는 해가 있었지만 올해처럼 대규모로 공습(?)을 하기는 처음입니다. 아마도 올해는 열매를 많이 맺어 흩어지게 하는 해인가 봅니다. 필자가 지금 이집에 이사오기 전부터 지붕높이로 솟아있던 나무들이니 아마 꽤 오래된 나무일 것 같습니다. 나무는 그렇게 자기 종족을 계속 세상에 남기려고 번식의 사명을 가지고 열심히 열매를 맺는 것입니다. 이렇게 많은 열매중에 나무로 뿌리를 내리면 살아남는 열매는 아주 적을 것입니다. 대부분은 다람쥐들의 먹이로 사라지거나 이리저리 밀려다니다가 썩어버릴 것입니다. 그렇지만 그중에 몇개라도 살아남아서 이렇게 큰 나무가 된다면 대성공이겠지요. 한번은 다큐멘터리 프로그램을 시청한 적이 있습니다. 태평양의 외딴 무인도에 바다거북이들이 모래사장에 수만개의 알을 낳고 바다로 돌아가는데 얼마지나 부화된 알에서 새끼 거북이들이 깨어나 열심히 바다로 기어가 물로 입수하는 것입니다. 그런데 그 새끼 거북이들을 잡아먹기 위해 어디에선가 악어들이 수백마리 나타나 거의 다 잡아먹는 것입니다. 대충 보아도 살아서 물까지 들어가는 거북이를 거의 보기 어려울 정도로 다 잡아먹습니다. 그런데도 거기에서도 살아 나중에 어른거북이가 나온다는 것입니다. 그렇게 수만분의 일의 확률로 살아남은 거북이가 또다시 산란기가 되면 그렇게 자기 조상들이 했던 것처럼 그 섬을 찾아와 알을 낳게 되는 것입니다. 살아남을 확률을 높이기 위해 많은 수의 자식을 남기는 것입니다. 사자나 고래같은 강한 동물은 아주 적게 자식을 낳는 것을 보면 자연의 균형에 감탄이 절로 나옵니다. 그렇게 우리가 사는 이 아름다운 자연은 삶과 죽음이 공존하면서 변함없이 자신의 존재를 연속하는 사명을 이어가고 있는 것입니다.

필자는 집앞에 떨어지는 도토리열매의 연주소리를 들으면서 그렇게 또 한번 하나님께서 만드시고 움직이시는 생명창조에 경외심을 갖습니다. 방안에 조용히 앉아 들으면 탕탕 하며 떨어지는 도토리열매의 추락소리가 영락없이 타악기연주 소리로 들립니다. 매우 경쾌하고 맑은 소리에 마음이 편안해 지기까지 합니다. 한편으로 하나님께서 도토리열매를 그렇게 작은 무게로 만드셨음에 감탄하기도 합니다. 지금처럼 기껏해야 동전무게쯤으로 만들었으니 떨어져도 차나 지붕이 망가지지 않지 만일 주먹만한 크기나 화분무게쯤으로 만들었으면 나무 주변은 거의 초토화되거나 지나가는 사람이나 짐승이 맞아서 다치거나 죽는 일이 속출했을 것입니다. 그렇게 무게가 많이 나가면 떨어질때 열매 자체도 상당히 부서지거나 깨지겠지요. 그런데 지금의 열매는 아주 가벼워서 떨어질때 거의 흠집이 나지 않고 며칠간 굴러다녀도 열매안의 다소 부드러운 속살은 다칠일이 없습니다. 즉 왠만한 악조건에서도 견딜 수 있는 천연방탄조끼를 입고 떨어진다는 것입니다. 그뿐아닙니다. 일단 땅에만 떨어지면 그 단단한 껍질은 서서히 썩어벗겨지고 맨살이 땅에 들어가면서 발아되는 진정한 씨로서 발아의 축복을 받는 것입니다. 모든 것이 창조주 하나님의 세밀하고 최적으로 설계된 것에 감탄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한편으로 생각하면 아깝다는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한그루 나무에서 엄청난 양의 열매를 맺느라고 무척 고생스러울텐데 조금만 수고하여 열매를 맺게 하면 얼마나 좋을까 생각도 해보았습니다. 수년만에 한번 열매맺는데 대부분을 그렇게 잃어버리는 것이 안타깝게 느껴지는 것입니다. 하지만 주님께서 다음순간 필자의 마음에 답을 주셨습니다. 아낌없이 주는 나무의 동화가 떠오르는 것이 아닙니까... 그렇군요 하면서 무릎을 치게 되었습니다. 나무는 자기종족을 이어가는 사명만 수행하고 있는 것이 아니라 주변의 다람쥐며 작은 동물들의 먹이도 공급하는 사명도 함께 하고 있다는 것을 말입니다. 나중에는 사람들에게 자기 몸까지 땔감이나 목재로 내주게 되겠지요. 사람만 인정머리가 없지 모든 자연은 그렇게 이웃에 자기를 내어주며 함께 공존하고 있더군요. 우리도 그렇게 하나님께서 주신 사명을 열심으로 감당하면서도 이웃과도 공존하며 살아가고 있습니다. 예수님께 질문했던 사람처럼 "누가 우리의 이웃입니까"를 묻는 어리석음을 반복하면서 말입니다. 어디까지 이웃이어야 하는지 누구까지 내가 함께 공존하며 살아야 하는 이웃인지 날마다 금을 긋고 또 그 경계를 넓히는 연습을 하고 있는지도 모릅니다. 어쩌는 죽는날까지 그렇게 이웃타령만 하다가 제대로 섬겨보지도 못한채 마감할는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도토리 연주처럼 우리도 우리의 일생의 책임을 열심히 수행하면서 자녀를 기르고 교회를 세우며 이웃을 섬기는 작은 수고를 반복하면서 커다란 하나님이 만드신 세계의 한부분을 아름답게 만들고 있지 싶습니다. 그래서 오늘도 우리집 마당에 떨어진 저 많은 도토리열매를 주변의 다람쥐들이 먹이로 가져갈때까지 쓸지도 않고 버리지도 않고 그대로 수북히 쌓아둔채 지켜만 보고 싶은가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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