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일 : 13-12-28 02:38
인생의 나이테
 글쓴이 : 최고관리자
조회 : 13,137  
목회단상 2013. 12. 29
 
  필자가 한번은 나무전문가에게로 부터 나무의 나이를 알아보는 법에 대해서 들은 적이 있습니다. 의외로 간단하더군요. 나무를 잘라 나이테를 보면 된다는 것입니다. 물론 대략 겉만보고도 나무의 수령을 아는 방법도 있지만 정확하게 알려면 나이테를 보는것이 가장 정확하다는 것입니다. 그런데 문제는 나이테를 보려면 결국 나무를 잘라 죽인(?)후에야 제나이를 알 수있으니 나무의 나이를 보자는 것은 나무를 못쓰게 만들고야 할 수 있는 일이되고 맙니다. 그러니 나무더라 함부로 나이좀 보자고 할 수도 없는 일입니다. 결국은 나무의 입장에서는 날 죽이고 보라고 배짱을 부릴 수 밖에 없습니다. 나무가 한자리에 뿌리를 내리고 줄기가 자라 큰 나무로 자라기까지는 무수한 풍상을 겪어야 합니다. 게다가 큰추위나 더위때에 극도로 팽창하거나 수축되는 일을 해마다 반복하면서 키가 크고 몸집이 불어나는 것으로… 그때마다 나무속에는 나이테가 새겨져 속이 더 단단해 진다는군요. 그래서 나이테를 보면 수십년된 나무인지 수백년된 나무인지가 비교적 정확하게 나오는 것입니다. 그래서 가끔씩 관광지에 수령이 수백년씩 된 나무들을 볼때가 있는데 비록 식물인데도 뭔지 범상치 않은 기운이 느껴집니다. 대부분 몇해 살다가 사라지는 나무들 중에서 대체 무슨 힘이 이들을 인간의 나이보다 몇배씩이나 더 오래살게 했을까하는 그런 궁굼증에다 그 거대한 규모며 기괴하게 휘어진 가지들이 더욱 우리의 상상력을 자극하기 때문인것 같습니다. 아무튼 오래된 바위보다 오래된 고목에서 더욱더 신비감을 느끼는 것은 사실인 것 같습니다. 

  인간에게는 나이테같은게 없습니다. 다만 외모에서 상대적으로 노화현상을 보며 나이가 들었다는 것을 알아볼 뿐입니다. 하지만 필자생각에는 사람에게는 마음속에 나이테가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세상을 바라보는 눈.. 인생을 바라보는 눈에 분명 연륜이 묻어나기 때문입니다. 나무처럼 손에 잡히는 눈금은 없지만 오랜 풍상을 거치면서 깨닫게 된 삶의 지혜와 생에 대한 경륜에서 나오는 마음의 나이테죠. 어린시절의 치기와 젊은시절의 방황 그리고 중년기의 열정이 지난후에 황혼에 찾아오는 고요함은 분명 인생의 나이테를 새기고도 남았을 것입니다. 그래서 송구영신의 절기때마다 우리는 새삼스럽게 요란하게 우리 곁을 흘러가는 시간의 시끄러운 소리를 아주 가깝게 듣게 되지요. 마치 늘 곁을 스치는 수많은 행성들 중에 특별히 요란한 소리를 동반하며 지나치는 행성에 깜짝놀라 천체망원경을 꺼내들고 밤하늘을 뒤져보듯이 말입니다. 밤하늘이나 낮하늘이나 다를게 없고 수많은 별들이 지금 이순간에도 날마다 지구곁을 광속으로 비켜지나고 있는데 말입니다. 평소에는 나이먹는 것에 대해 실감을 못하다가 세모의 절기가 오면 갑자기 나이한살 더 드는 것에 바짝 긴장이 되는 걸보면 한해를 마무리하고 새해를 맞이하는 시간은 우리에게 시간의 냉엄함을 실감나게 해주는 아주 의미있는 기회가 되는 것 같습니다. 

  어떤 이는 처음 서른이 되던해에 눈이 퉁퉁 붓도록 울었다고 합니다. 왜냐하면 언제나 젊은 청춘일줄만 알았는데 자신도 이제는 어른이 되어간다는 사실이 무척 슬펐다는군요. 하지만 이제는 마흔 시흔 예순을 차례로 밟아가니 오히려 모든 것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이는 여유가 생기더라는군요. 그렇게 생의 마지막에 다가갈수록 두려움이나 슬픔보다 평화와 감사가 마음을 채워갈 수만 있다면 얼마나 아름다운 황혼인가 이 말입니다. 모세가 백이십살을 살고서 이렇게 고백했지요. “ 우리의 연수가 칠십이요 강건하면 팔십이라도 그 연수의 자랑은 수고와 슬픔뿐이요 신속히 가니 날아가나이다… 우리에게 우리날 계수함을 가르치사 지혜로운 마음을 얻게 하소서..”(시편90편) 하고 말입니다. 또 한해가 저물어가고 갑니다. 묵은해와 함께 우리인생의 나이테에는 또 연륜이라는 깊은 줄이 그어지기만 하니 아쉽기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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