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일 : 16-08-20 05:36
풀과의 전쟁
 글쓴이 : 최고관리자
조회 : 11,871  
  
   하늘에 구멍이 난것처럼 폭우가 쏱아졌습니다. 집앞 냇가에 물이 불어 집뜰까지 넘어오나 싶을 만큼 순식간에 물이 불어나는 것입니다. 걱정이 되어 우산을 쓰고 뜰에 나가보았지만 뽀족한 수는 없습니다. 그저 물이 잘 흘러내려가서 집에 피해가 없기를 바랄뿐이지요. 이웃해 있는 루이지애나에서는 십년전처럼 홍수가 났더군요. 이재민이 수천명에 이르고 집이 물에 잠겨 가재도구하나 제대로 가지고 나오지 못한채 쉘터로 피난가는 사람들의 모습이 TV에 비치더군요. 지난해에는 어스틴 남쪽의 저지대에도 폭우로 도로와 집들이 물에 잠겨서 어려움을 겪었습니다. 한동안 찜통더위로 인해 비가 왔으면 했는데 이제는 비가 너무 많이 와서 집이 침수될 정도가 되니 적당히 필요한 만큼 내리는 것도 쉬운 일이 아닌가 봅니다. 과유불급이라고 하듯 지나침은 부족함만 못하다고 하지요. 이렇게 한번씩 물난리를 겪고나야 여름이 지나는지 해마다 침수없이 지나는 해가 없습니다. 여름내내 체온을 윗도는 뜨거운 더위아래 잔디에 물주고 풀깍고하는 정원다듬는 일을 해오다보니 이렇게 시원하게 비가 내려주면 마음도 서늘해집니다. 메마른 대지에 내리는 비를 단비라고 부르는 이유가 실감이 납니다. 물을 뿌려주지 않아도 시원스레 뻗어오른 푸른 잔디도 푹신하게 보이고 나무가지에 무성하게 매달린 나무잎들로 하늘이 제대로 보이지 않을 정도가 된 걸보니 여름이 가장 무성한 시절에 와있는 것이 틀림없습니다.

   이비그치면 아마도 여름의 끝자락에 도달할테지요. 그렇게 맹위를 떨치던 여름도 서늘한 바람과 함께 뒤로 물러가고 가을의 전령인 귀뚜라미와 함께 다음계절의 초입에 들어서게 될 것입니다. 찬바람이 아침저녁으로 서늘함을 느끼게 해주면 여름내내 매주 쉬지않고 돌아가던 잔디깍는 기계도 창고 한귀퉁이로 긴 휴가에 들어가게 되겠지요. 내년 여름이 돌아올때까지 긴 동면의 시간을 즐기게 될 것입니다. 여름내내 문밖에는 모기와 개미가 저희들의 세계에 들어온 사람들을 상대로 기나긴 전투를 벌입니다. 땅에 있는 개미집은 잘못 발을 디디기라도 하면 사정없이 발등을 물어띁는 전투개미들의 밥이 됩니다. 거기에다 집에 들어온 모기는 모기약이나 손바닥으로 얼마든지 때려잡을 수 있습니다. 일단 밀폐된 방안에서는 아무래도 홈그라운드의 잇점때문에 모기들이 살아남기 힘듭니다. 하지만 백주대낮에 잔디에 물을 주을 주거나 잔디를 깍을때 물고가는 모기는 거의 무방비상태에서 당해야 합니다. 금새 물고도망치면 허공에 앞을 뻣쳐도 사정거리를 금새 벗어납니다. 야외는 확실히 그녀석들이 홈그라운드이고 사람이 원정경기입니다. 팔에도 모기물려 부은곳이 여러곳 있고 발등에도 개미들이 물어 벌겋게 부은 곳이 몇군데 있고서야 그날의 잔디깍는 과업이 끝이 납니다. 영광의 상처인 셈이죠. 그래서 집에는 모기물린데 바르는 약 물파스가 늘 대기되어 있습니다. 그걸 바르는 것으로 하루작업이 종료되지요. 집을 깔끔하게 가꾸는데도 쉬운게 없습니다. 한달만 나몰라라하고 잔디를 방치하면 버려진 집처럼 잡초가 무성하고 뱀이며 벌레들이 저희들 세상처럼 왕래합니다. 그래서 사람의 손이 거치는 집이라야 깨끗하고 향기도 좋습니다.

   큰비가 한바탕 쏱아지고 시원한 바람이 들어오면 집밖에서 하던 모든 정원작업의 휴식이 찾아오게 되어 좋습니다. 풀들과의 전쟁이 여름이라면 풀들과의 휴전이 가을이라 하겠습니다. 끝내 종전은 없겠지만 이렇게 나마 계절에 따라 전쟁과 휴전이 반복되는 것도 정원지기로서는 참 흥미롭고 지루하지 않은 일상을 즐기는 일입니다. 그렇다고 가을이 마냥 편하기만 한 것은 아닙니다. 곧 엄청나게 쏱아져내리는 낙엽들과의 전쟁이 기다리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살아있음은 늘 할일이 기다리고 있고 부지런히 수고해야하는 땀흘림이 공존하는 삶이기에 오늘의 땀에도 감사하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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