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일 : 13-10-20 04:27
칼로 연필깍기
 글쓴이 : 최고관리자
조회 : 14,122  
목회단상 2013. 10. 21.
 
  연필깍는 기계가 필자집에 하나 있습니다. 크기는 주먹만한데 막내딸이 즐겨쓰는 수동식연필깍기입니다. 자동차모양을 하고 있어서 얼핏보면 장난감인줄로 생각합니다. 그런데 찬찬히 뜯어보면 앞에 연필들어가는 입이 있고 뒤통수에는 손으로 돌리는 손잡이레버가 달려있습니다. 연필심이 닳고 닳아서 더이상 쓸수 없게되면 그 연필깍기기계의 주둥이를 쭉 잡아뽑은뒤 연필심쪽을 집어 넣고 레버를 열심히 돌리면 그 안에있는 칼날이 연필을 자주 깨끗하고 날카롭게 심이 나오도록 깍아줍니다. 연필깍는데 채 십초도 걸리지 않습니다. 막내는 연필을 자주 쓰는 초등학생이라서 능숙하게 연필깍기로 연필을 잘 깍아 씁니다. 가끔씩 필자도 연필을 쓸때가 있어서 뭉둑해진 연필의 심을 세우기 위해 종종 씁니다. 그런데 한번은 아무리 찾아도 그 연필깍기가 어디로 갔는지 찾을 수가 없는 것입니다. 이방 저방을 찾아보다가 포기하고 옛날식으로 도루코칼날을 하나 구해서 연필을 깍았습니다. 마침 집에 돌아온 막내딸이 보고 신기해하는 것입니다. “ 와 신기하다 아빠 어떻게 깍았어요?” 하고 묻습니다. 아이는 기계로만 깍는 연필만 보다가 칼을 이용하여 손으로 깍은 연필을 이리저러 굴려가며 뜯어보는 것입니다. 마치 제아빠가 무슨 기능공이나 되는 듯이 우러러보이는 모양입니다.
 
  “아빠 어릴때는 다 이렇게 칼을 사용해서 손으로 직접 깍아서 썻어…” 하고 대답을 해보지만 칼처럼 위험한 물건을 학교에서 학생들이 사용하게 허용되었다는 사실이 생경한듯 아이는 그 큰 눈이 휘둥그레지면 다시 묻습니다. “ 직접 칼로요?” 대답을 해놓고 나니 필자의 대답이 도리어 아이에게는 더 이해하기 어려운 옛날 아빠학교시절을 설명하는 꼴이 되고 말았습니다. 요즘처럼 안전이 강조되고 뜨거운물도 데일까봐 함부로 아이들 테이블에 올려놓지 못하게 하고 작은 칼이라도 혹시 손이 베일까봐서 또는 다른사람을 상하게 할 수 있어서 가지고 다니지 못하게 하는 환경에서 보면 필자가 초등학교다니던 시절은 거의 원시적인 환경처럼 보이는지도 모릅니다. 사실 그때는 아이들 필통에 연필깍는 작고 날카로운 칼이 하나씩 들어있었습니다. 그걸로 연필도 깍고 가끔씩은 고무줄도 자르고 고구마도 깍아먹고 아주 가끔씩은 선생님 몰래 나무책상표면에 자기이름이나 표식을 새겨넣는 조각칼로 쓰기도 했습니다. 물론 연필깍다가 손을 베어서 피가 나는 일도 드물게 있었는데 그때는 피나는 손가락을 입에 집어넣고 십분쯤 지나면 상처부위가 소독도 되면서 피가 멎고 나아지기도 했습니다. 아주 심하게 베인경우는 비상용으로 가지고 다니던 하얀색 거즈나 붕대로 손가락을 꽁꽁 묶으면 조금 피가 비치다가 멎곤했습니다. 수업시간에 들어오신 선생님도 연필깍다 조금 베었다고 하면 별일없이 수업을 진행하곤 했습니다. 칼에 베인 상처가 선생님이 보기에 심하다싶으면 그때에 양호실에 보내서 약을 발라 조금 빨리 아물게 하는 정도였고 그걸로 중간에 집에 돌아가거나 부모를 학교에 오라고 부르는 일은 거의 없었습니다.
 
  지금 생각하면 정말 아이들이 가지고 다니기에는 참 위험한 물건이었는데 그때는 지금처럼 안전한 연필깍기기계가 없어서 누구나 당연한 듯이 들고 다녔던 것 같습니다. 아마 지금 칼로 연필을 깍다가 손가락을 베어 피라도 나면 아마 학교고 부모고 가릴것 없이 한바탕 소란할 것입니다. 멋지게 연필을 깍아주는 기계를 물끄러미 지켜보면서 그래도 그 시절엔 손가락을 베이며 연필을 깍았지만 선생님들도 학생들도 사제지정이 있었고 가르침과 배움에 권위와 순종이 있었지요. 학교의 기능이 갈수록 약해지는 걸 보면서 연필만 멋지게 깍는 기계가 아니라 예절도 품위도 멋지게 깍아주는 기계도 나왔으면 좋겠습니다. 잠언이 말합니다. “훈계를 지키는 자는 생명 길로 행하여도 징계를 버리는 자는 그릇 가느니라”(잠1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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